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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Long Learner
꿈을 쫒아 살아온 38년_도전, 좌절, 극복 체험기 4편 (F학점, 영어, 수난시대 ) 본문
그 첫 1년을 정말 열심히 공부했다. 그렇지 않았겠는가... 어떻게 건넌 현해탄이란 말인가...
공항에서의 내 결심은 비장했다. 많은 이들이 반대하던 길이었기에, 그래서 더욱 오기가 생겼기에 하지만 마음 한 켠에서는 두려움이 너무 컸기에, 그렇지만 내가 옳다는 것을 멋지게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에...
졸업까지 All 'A' 로 깔 것이다 !!!
그랬었다. 난 한국의 고3처럼 공부했다. '악으로, 깡으로'의 거의 마지막 세대. '학생운동'의 마지막 세대인 나는 바로 그 악과 깡이 있었다.
미국 현지에서 Textbook의 저자인 교수에게 직접 수업을 들으면서 교보문고에 번역되어 있는 번역서를 미국으로 다시 공수해 와서 책을 양쪽으로 놓고 공부했다. 도통 알아들을 수도, 이해할 수도 없는 강의를 만회하기 위해서 울며 겨자먹기를 한 것이다.
지금 생각해 보면 참으로 어리석고 헛웃음만 나오는 일이다. 나는 그렇게 성실히 해 왔기 때문에 결국에는 먹힐 것이라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공부는 혼자 하는 것이니까 !!!'
'Eventually it will WORK !!!'
그런데 이미 잘 하고 있는 수학 등의 과목은 좋은데, 정신 못 차리고 있는 첫번째 전공과목 (Introduction to Computer Science, CS111) 에는 여전히 답이 나오지 않는다. 거기다 수업에서 아예 팀을 꾸려주고 Team Project도 주어졌다.
팀 프로젝트는 수업에서 배운 특정한 Algorithm을 Implementation 하는 것이다. Coding 이라고 해 두자. 어떠한 언어를 써도 무방하다. C 이든 Java 이든 상관 없다. 하지만 대학에서 그런 언어를 가르쳐 주지는 않는다.
Coding을 해 본 사람은 알겠지만, 정답이 없다.
정답이 없는 것은 나 같은 '학력고사 세대' 에겐 쥐약이다.
성문종합영어, 수학의 정석으로 길들여진 나 같은 사람은 정답만이 있다. 다른 사고의 확장, 가능성, 오픈, 수용... 이런 것과는 거리가 멀다. 정답은 하나다. 이게 지금까지는 확실히 'Working' 했는데 이번에는 도통 먹지를 않는다.
그런데 그 수학과목에서 꼴통짓 하던 미국 친구는 이걸 너무 잘 한다. 또한 그 친구들은 고만고만한 친구들이 모여서 공부한다. 도서관에 가 보면 항상 대여섯씩 모여 앉아 계속 떠든다. 계속 물어보고 대답하고 대화를 했다가 debate를 했다가...'저래 가지고 공부가 될까...정리가 될까...'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유대인의 학습방법인 'Yeshiva' 를 떠오르게 했다.
[youtube=http://youtu.be/dddKVHQKnA4]
요즘 어디를 가나 떠드는 말이 '창의적 인재', '팀워크' 이런 것들이 유행이다.
"Teamworking을 뼈저리게 느껴본 적이 있는가?.... 정말 그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가? Is it really working?
후배들에게 물어보고 싶은 질문이다. 나는 그 때 알았다. 그 친구들이 하고 있었던 것이 teamworking이었다는 것을. 그리고 그 Teamworking은 엄청난 생산성과 효율을 낳았다고.
난 미국의 대학에서 한국의 고3 스타일로 공부했다. 팀을 이루어 공부하는 team mate도 없었고, 아는 것만 더 잘 알고 모르는 것이 창의적으로 문제해결이 잘 되지 않고, 지식은 확장되지 않으며, 대화와 타협보다는 biased 되고...
그렇게 난 수학과목에서 A를 받았지만, 가장 중요한 첫 전공과목에서 어이 없게 낙제(F) 를 했다.
그 일 년은 너무 힘들었다. 대인기피증에 우울감까지 찾아왔다. 미국은 대학에 들어오기는 쉽고 나가기는 어렵다더니 과연 헐렁하지는 않았다. 무력감, 우울감으로 인해 대부분의 외로운 유학생들처럼 한국에서는 보지도 않던 '강호동의 천생연분' 따위의 프로그램을 한국 비디오 가게 가서 돈 주고 빌려와서 킥킥대거나, 한국인 대학원생들과 어울려 한국사람들끼리 늦게까지 소주잔을 기울이곤 했다.
대학원생들 역시 학부생들과 달리 본인의 lab 에서 거의 하루 종일 쳐 박혀 research 하는 정도이라 미국 문화에 스며들기는 여전히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 그래서 미국에서 대학다니며 그들끼리 모여서 영어 공부를 하는 웃지 못할 해프닝도 있다.
아... 그 겨울 함박눈이 내리던 그 날이 기억이 난다.
난 진한 아메리카노 커피를 한 잔 들고 창 밖의 눈을 보며 생각에 잠겼다.
'아... 지금 뭐하는 play인가... 뭐가 문제지? 어디서부터 잘못 되었지?
마음이 심란하다. 친한 친구 하나 불러서 bar에 가서 맥주나 한 잔 하고 싶다.
누구한테 연락하지? 음... 그리고 나는 두 가지를 깨닫게 된다.
'마음 터 놓고 이야기할 미국 친구가 한 명도 없네... 그리고 이 놈이 영어는 지지리도 하나도 안 늘었네...'
5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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