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3 |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
- 부서간 소통
- One team
- 이슈 대응
- 리더십
- Audio Technica
- 인원 차출
- Flipped Learning
- moonlight
- Autobiography
- music
- Piano
- Mozart
- Cello
- 균열
- arioso
- David Helfgott
- ldt501
- 팀내갈등
- Beethoven
- TSLA
- Amadeus
- 피가로의 결혼
- EDX
- ATR
- Movie
- asu
- 불멸의 연인
- caprice
- MOOC
- smoothdraw
- Today
- Total
Life Long Learner
꿈을 쫒아 살아온 38년_도전, 좌절, 극복 체험기 3편 (Genius vs. Fool ) 본문
그래 그랬다... 내 인생이 꼬이기 시작한 것도 그 때부터였고, 반면에 '나' 라는 탐구의 시작도 그 때부터였다.
사실 일부러 이상하게 살려고 그렇게 된 것은 아니다.
한국에서 공부하러 오는 것은 대략 크게 세 가지 정도로 볼 수 있겠다.
- 한국에서의 같은 전공으로 Graduate School 로 오는 것이다. 이것은 석사로 오는 경우도 있을 것이고, 한국에서 석사까지 하고 박사하러 오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때로는 전공에 따라 석박사 통합과정으로 오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 첫번째 경우가 가장 Normal한 케이스다. - 한국에서 대학을 마치지 않고, 해당 전공으로 유학을 오는 경우이다. 한국말로 하면 바로 이것이 '편입(Transfer)' 이다. 사람들은 내가 전과 했다고 하니까 편입이라고 생각하는데 전혀 경우가 다르다.
- 그럼 난 도대체 뭐야? 들어나 봤나...Second Bachelor Degree ! 나도 미국가서 처음 들었다. 뭐 말 뜻만 당연히 쉽게 이해할 것이다. 즉, 나같이 한국에서 이미 대학을 졸업하고(Degree를 하나 가지고) 유학 와서 다시 Bachelor 하는 경우는 미치지 않은 경우에야 매우 희귀한 경우이다. 이게 좋은 건지 나쁜 건지 모르겠지만 그 평가는 내가 나이 60은 되어야 할 수 있을 것 같다.
내가 전공한 교육학의 전공 과목들이 이 쪽으로 모두 교양과목으로 transfer되면서 교양과목이 overflow되는 진풍경도 연출했다. 반면에 난 우리로 치면 '공대'에 들어간 것이기 때문에 공대 쪽의 Prerequisite(선수과목) 을 들어야 했다. 물리학도 해야했고, 미적분, Linear Algebra 등 그런 그런 것들을 해야했다. 그리고 학부다. 대학원이 아니다. 대학원은 Research 이지만 학부는 다르다. 한국에서 대학 때, 교양국어를 하던 것처럼 영어작문을 해야 했다. 이것도 단계가 있다. 최고 단계가 'Expository Writing' 이다. 이것은 상당한 수준이다.
회사에서 팀장이 난도질해서 문서 버전 0.1 에서 1.3 까지 가 본 적 있지만, 영어작문하면서 Final Draft를 내기까지 20번 정도의 수정은 보통이다. 아주 빨간펜으로 난도질을 해 댄다.
그런데... 난 English Writing 을 그 때 배웠다.
수학, 물리학 시간이다. 내가 비록 문과 출신이지만 그래도 한국의 스티븐 킹 '홍성대 박사'의 '수학의 정석'으로 공부한 대한민국 사람인데 미국 대학생들보다 수학을 못 할 수는 없지 않은가...
초반에는 고전했다. 용어 때문이었다. 용어가 다 영어니까 !
이건 뭐, 빗변, 이등변삼각형, 지름, 반지름, 타원, 삼각뿔... 용어들이 영어로 날라다니니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그런데 몇 달 후, 용어들이 익숙해지기 시작하니 사실 내용은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 한국에서 대학 갈 수준이면 충분히 하고도 남을 내용이었다. 그런데 한 학기에 세 번 정도 큰 시험을 봤는데 학생들 평균이 45, 38, 43.... 뭐 이러는 것이다.
내 점수는? 99, 98, 100 !!!
사람들은 나를 이렇게 불렀다.
"You are such a GENIUS !! man !!! "
한국사람들의 선천적 사대의식 약간에, 사실 내가 그렇지 않다라는 것을 알고 있다는 것 약간을 더 하면 주위가 그렇게 불러줘도 난 받아들일 수 없었다. 오히려 좀 짜증나기 시작했다. 내가 알기로 미국 사람들은 대학 오고 싶은 사람만 오기 때문에 대학생들의 학구열이 매우 높고, smart한 친구들이 많은 것으로 알았다. 그런데 이 놈들 하는 꼬라지 하고는... 수업 시간에 근의 공식이 왜 그래야 하는지, 왜 거기가 a 이고 거기가 b 인지, 시험볼 때는 Texas Instrument사의 그 유명한 공학계산기 하나씩 다 끼고서 두들겨대고 있고, Cheat Sheet(컨닝페이퍼) 을 한 장씩 다 들고오고...
더 황당한 것은 그런 말도 안되는 어리버리한(한국 고등학교 교실 같았으면 진작 한 방 쥐어 터졌거나, 혹은 쪽팔려서 아예 물어볼 수는 없는...) 질문에 대해서 이 교수란 양반이 너무나도 진지하게 답변을 해 주고 있는 것이다. 난 뒤에서 이 광경을 목도하면서 헛웃음밖에 나오지 않았다. 시험을 앞두고는 교수가 Cheat Sheet 제작 가이드까지 설명해 줬다. 어느 공식은 자주 쓰이니 넣고, 1장은 넘게 하지 말고....
나중에 그 교수는 나의 경이로운 점수를 보고 제안을 했었다.
"Hey Chang, What do you study? "
"Computer Science"
"Why don't you study with me ?"
대학원에 와서 자기와 같이 Math 공부하잔다.
주변이 사람을 만든다고 난 이 때부터 진짜 Genius 인 줄 알았다. 그런데 한 쪽 마음 구석이 자꾸 불안했다.
자, 이제 내 첫 번째 전공과목인 'Introduction to Computer Science(CS111)' 과목의 강의장으로 가 보자.
오늘도 불안하다. 첫 번째 전공 과목이면서 공통 과목이니 학생이 많다. 강당이다. 대략 200여명은 앉아 있다. 오늘도 교수는 뭘 열심히 떠든다. 한국에서 그래도 이런 저런 자격증으로 무장했지만, 전공과목이 쉽지가 않다. 수학 시간의 나의 모습이 안 나온다. 교수의 말은 거의 못 알아 듣겠다. 왜 이러나... 내용이 어려워서인가? 아.... 이건 더 심각하다.
' 안 들린다... 안 들려... 영어가 안 들린다 !!! 중학교 때부터 10년간, 그리고 내가 가장 자신 있었던 과목인 영어가 안 들린다. 그런데 이건 안 들려도 너~~~~~~~~~~~~~~~~~무 안 들린다 !!!'
큰 일 났다. 이것은 예상 못한 변수였다. 난 한국에서부터 영어에 자신 있었다. 건너오면서 토플을 봐야 했고, 내가 시험볼 때는 Paper test 였다. 난 그 때 600점을 넘겼다. Pater Test 만점이 650 수준이고, 600점 정도면 토익으로 치면 900점은 가볍게 넘기는 점수다. 그런 나였다.
그런데 아무것도 안 들린다.
어느 월요일 아침이었다. 나를 긴장케 하는 그 강당에 난 외톨이마냥 소극적으로 앉아 있다. 수업 시작 5분 전이다. 교수가 입장한다. 그런데 아이들이 모두 하나 같이 일어나서 앞에 나가서 뭔 종이 쪼라기 같은 것을 우루루 내고 있다.
이건 뭔 situation ???
난 종이쪼가리는 고사하고 지금 이것이 무슨 상황인지도 몰랐다. 옆 사람한테 수줍게 물어 봤다.
"Uh.....Uh.... excu~~se me, what is this all about? "
"What thing?"
"Uh..Uh... people down there...."
" Assignment~~ man!!, you missed it, didn't you huh?"
난 assignment가 숙제인 줄 몰랐다. Homework만 숙제인 줄 알았다.
그 강당은 나를 계속 공포로 몰아 갔다. 어느 날은, 수학 시간에 정말 '뭐 이런 꼴통이 있나... 저런 것을 질문이라고... 그러니까 점수가 안 나오지... 한심하네... 저런 놈하고 같은 레베루에서 공부를 해야 한다니...쫀심이 허락지 않는구만...' 했던 미국 학생이 있었다. 그 친구도 Computer Science인가 보다. 강당 저편에서 또 손을 들고 질문하는 그 녀석을 여러 번 발견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 그런데 말이다...
그 친구가 하는 질문이 매우 흥미롭고, 창의적이고, insightful 했다.
아... 이제 맨붕이 오기 시작한다. 저 놈은 뭐지? 그리고 난 뭐지? 지금 뭐 하는 거지? 저 친구 및 사람들이 날 가지고 노나? 난 트루먼 쇼의 트루먼인가?
4편에 계속...
'life' 카테고리의 다른 글
꿈을 쫒아 살아온 38년_도전, 좌절, 극복 체험기 4편 (F학점, 영어, 수난시대 ) (0) | 2020.04.17 |
---|---|
꿈을 쫒아 살아온 38년_도전, 좌절, 극복 체험기 2편 (현해탄을 건너다) (0) | 2020.04.17 |
꿈을 쫒아 살아온 38년_도전, 좌절, 극복 체험기 1편 (대학, 그리고 군대) (0) | 2020.04.17 |